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 운영학교’ 20곳 선정…10월까지 운영비 지원

‘중학생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으로 미리보는 자유학기제
제주 세화중, 지역 농산물이 제품화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한 뒤 농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 높아져
경남 충렬여중, 농산물 직접 기르고, 브랜드 캐릭터 제작해 판매까지

 

▲세화중학교 학생들이 지역 특산물 체험 프로그램 후 만든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소비자저널
▲세화중학교 학생들이 지역 특산물 체험 프로그램 후 만든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소비자저널
[서울,소비자저널=정한기 기자]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3213개 중학교 중 96%인 3090여 개 중학교가 2학기부터 본격적인 자유학기제에 들어갔다.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 중 하나로, 학생들이 진로탐색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중학교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1학기 중 한 학기 동안 지필시험 없이 진로탐색 활동, 동아리 활동, 예술·체육 활동 등에 주력하는 제도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들도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특색 있는 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만큼 일부 학원들은 오히려 선행학습을 부추기는가 하면, 이 시기가 자녀의 대학 진학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불안해 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마침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원장 박철수, 이하 농정원)의 ‘중학생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 운영학교’에 선정된 학교가 있어 자유학기제의 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모습과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농정원은 자유학기제가 전면 도입됨에 따라 농식품 분야 직업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4월 공모 방식으로 전국 20개 중학교를 선정해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도 혁신학교인 세화중학교는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통해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세화중학교는 국내 최대 당근 생산지인 제주 내에서도 당근이 가장 많이 나는 곳으로 유명한 구좌읍에 위치한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농직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농직업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할 뿐더러 직업으로서의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세화중학교에 따르면 자유학기제에 참여한 61명의 학생 중 36명이 “농직업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58%)”고 답했으며, “농직업 관련 진로를 선택할 의향이 있다”는 학생은 6명(10%)에 그쳤다.

세화중학교는 지역 특색에 맞게 학생들이 농직업의 범위를 6차 산업까지 넓혀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주안점을 뒀다. 구체적으로는 학교에서 300m 떨어진 마을기업 ‘도르멍’에서 지역 농산물이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되고 판매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체험한 제품을 홍보하는 포스터와 영상까지 제작해봄으로써 현실에 맞는 진로교육을 실천할 수 있었다.

세화중학교 고정희 자유학기제 담당 교사는 “농정원의 비용 지원 덕분에 체험 프로그램을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며 “현실적으로 농직업에 종사하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도 불구하고 농직업을 부정적으로 보았던 아이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적극적으로 농직업에 도전하고 싶다는 아이들도 많아져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경남 통영의 충렬여자중학교는 현재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환경 동아리, UCC동아리, 교지편집부 등 70여 명의 학생이 함께 하는 연합동아리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동아리마다 역할을 나눠 환경 동아리는 학교 텃밭에서 농산물을 재배판매하며, UCC 동아리는 교화 백합을 활용한 농직업 캐릭터 ‘릴리’를 만드는 등 농산물 상품의 브랜딩을 담당한다. 교지편집부는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 전 과정을 기록해 ‘농사를 가지고 마음대로 놀다’는 뜻의 미니북 ‘農&弄(농&농)’에 담을 예정이다.

학생들은 텃밭에서 키운 농산물을 교내 야채가게나 지역 플리마켓에서 판매한다. 오는 9월 10일(토)엔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에서 학생들이 직접 담근 피클과 EM효소를 이용해 만든 비누와 세제 활성액 등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릴리 스티커를 붙여 판매할 예정이다.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사용된다.

충렬여자중학교 채향선 자유학기제 담당 교사는 “처음엔 벌레가 나오면 소리를 지르던 아이들이 이젠 ‘벌레가 살기 좋은 땅이면 우리 농산물도 잘 자라겠다’고 말하는 걸 보면, 아직 시작 단계지만 아이들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대견하다”라며 “요즘 아이들이 플리마켓 준비로 힘들어하지만 한편으론 기대로 들떠있는데,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농정원은 많은 젊은이들이 농부를 미래 희망으로 꿈꾸는 사회가 영속하고 부강 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라며 ”직업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의 청소년들이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을 통해 농직업의 미래 가치를 확인하고 긍정적인 인식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 운영학교로 선정되면 ▲‘농직업 아는 만큼 보인다’ 동영상 시청을 통한 농직업 종류 및 분류 이해, ▲농직업 체험, ▲농업 전문가 강의, ▲프로그램 활동을 토대로 한 6차 산업 연계방안을 담은 잡지 만들기 등을 필수과정으로 진행하고,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 받는다. 농정원은 4월에 선정된 농직업 탐구 프로그램 운영학교 20곳 중에 우수학교 3곳을 선정해 11월에 농정원상과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